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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한라산 서사면의 가슴 벅찬 장관이여!

이 름

한승철

2004.10.16
붉은오름 천아오름 산세미
1100도로변의 영송은 100년의 수령의 소나무인데 한라산신이 타고 다니던 사슴이 죽은 자리에 자라난 소나무라는 전설이 전해진다.
철망을 쳐서 보호하고 있으나 그리 볼품은 없다.
영송 맞은편 사잇길로 붉은오름에 도전했다. 따라비 선생님이 사전 답사 한 코스로 오대장님을 대신하여 조릿대와 단풍나무가 울창한 수풀을 헤치고 20분정도 서측으로 진행하니 기슭에 당도할 수 있었다.
붉은오름은 삼별초가 최후를 맞은 오름으로 전해진다.
김봉옥 선생이 북제주군지에 남긴 삼별초 기록을 참고하면 김통정 장군과 부하들이 여몽연합군 김방경 부대와 마지막 항전을 위해 진을 쳤던 곳이다.
1273년 4월에 진을 친 뒤 5월에 연합군과 결사항전을 벌여 피로 물들었던 오름인데 지금은 그 흔적은 찾을 수 없고, 수풀만이 무성하다. 삼별초군을 최후까지 이끌던 김통정이 피로물든 붉은오름을 뒤로하고 산중으로 퇴각해 부인 이화선과 함께 자결하였다. 한달후인 윤 6월에 한라산에서 김통정 장군의 시체를 확인하였다고 하니 그 때의 처절했던 장면이 떠오르게 하는 곳이다.
분화구사면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정차연박사의 지질이야기와 삼별초에 대한 전설을 화제로 삼은 뒤 서사면으로 하산했다. 가파른 기슭을 내려 천아오름을 향해 전진해 나가는 도중 계곡 근처에 신천강씨(啓五)지묘가 자리잡고 있는데 신영대 교수의 풍수 이야기가 없으니 아쉽기만 하다.
천아오름을 가려고 지형도에 나 있는 길을 찾았다. 여러 갈래의 계곡을 넘고 넘었다. 이 계곡들은 천아수원지 개발지로 모아지는 듯 했디. 버섯재배장과 연결된 옛길을 발견하고 북쪽으로 내려오니 송림을 지나 천아오름이 보인다. 신엄공동목장내에 위치한 오름으로 계곡사이에 물통을 만들어 마소에게 먹이고 있다. 아!  한라산 서사면 장관이 펼쳐져 있다. 사진에서도 보지 못했던 모습인데 동쪽방향으로 한라산 서사면이 대형 그림처럼 버티고 있다.
천아오름을 오르니 삼각점이 있다. 삼각점을 지나 천아오름 분화구 북쪽에 당도하자 처사 김석훈과 신씨 처 합묘가 오롯이 서쪽 노꼬매 작은노꼬매 왕이매 세 개의 오름을 바라보는 자리에 쓰여 있다.
천녀등공형의 천아오름내 고산혈인가. 이 또한 신영대 교수의 설명이 간절해지는 순간이다.
북서쪽으로 내려오니  신엄공동목장이다. 소떼들이 한가롭다. 어미소가 새끼소를 데리고 풀을 뜯고 있다. 새끼가 6~7마리가 되는 것을 보니, 같은 시기 여름철에 태어난 듯 싶다. 신엄공동목장 사이로 시멘트길을 찾아 산심봉 (산새미, 삼심악) 오름으로 한참 내려왔다.
정상에 올라 한라산 북서사면과 어승생악을 실컷 구경했다. 하산하여 김수장군 유적지를 찾았다. 김수 장군못이 있다. 그리고 장방형의 거묘는 수십보 거리에 서남쪽 정상쪽에 있다고 하는데 시간이 없어 발길을 돌렸다. 김수 장군 유적지-1987년 성주 이백순 세운 것으로 돼 있다.- 7백년전의 일이다. 1270년 강화도에서 철수한 삼별초 군인들이 8월 진도에 용장성을 쌓고 항전했으나 여몽연합군에 밀리게 됐고, 삼별초가 탐라로 들어갈 기미가 보이자 고려 조정과 원은 9월에 영암부사 김수에게 방위군 2백명을 주어 탐라를 지키도록 했다.  이후 11월에 별장 이문경이 명월포로 상륙하였는데 김수의 군대가 밀리어 후퇴하다 전사했다. 속설에는 금덕리 전투에서 전사했다고 한다. 얼마 오랫동안 제주에 살지 않았으면서도 김수 장군의 묘가 있었고 유적지 비가 세워지고 김수장군에 대한 전설이야기가 많이 전해져 내려오는 것을 보면 김수 장군는 매력적인 인물인 듯 하다.  그 당시 탐라에 파견된 정부 관리가 흔하지 않은 탓일 수 도 있겠다.
신라왕자 흥광의 후예로 광산김씨다. 증손자인 김윤조는 제주 광산김씨의 입도조가 된다.(하나 더, 산심봉 바로 남쪽에 줄맞춰 있는 것은 무엇인지-인위적인 시설이라 궁금증이 더 해진다)

DATE : 2004-10-25 [19:52]

DOW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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