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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국립 공원 마지막 탐사

이 름

루카스

엉겅퀴가 춤을 춘다

              영실 기암에 걸터 앉은 구름이
              바다를 바라버며
              온 사방을 휘집고 지나가는 바람을
              품는다

              함초롬히 피어있는
              물매화 한 송이도
              걱정없는 미소를 머금어 있고

              그 자리에
              아쉬움의 흔적을 남겨 놓고
              탐사의 마지막날
              긴 여정의 숨가뿜을
              빛 바랜 낙엽이 내려와
              쓸쓸히 앉아 있다

***국립 공원에 있는 오름은 오늘이 마지막이다
이른 시간 일곱시에 집결한다는게 부담이 됐지만 이 대열에 끼지 않으면 후회와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아 무리수를 두기로 했다

여덟시 영실 도착
차가운 산 기운이 느껴진다
허기사 중부지방 일대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졌으니
한라산인들 대자연의 순리에 역행하지 않으리.

바람도 거칠고 한기도 스며들어 준비된 장갑과 파카를 걸쳐입어도 눈내리는 한 겨울의 산행 때 보다 느껴지는 체감 온도가 더 낮은 것 같다
손잔등이 시려워진다
이십여분 걸어서 도착 한 곳은 불래오름 남사면에 자리한 존자암이다 석가의 여섯번 째 제자가 우리나라 최초로 제주도에 불교사상을 전파하고 분화 활동을 잠재우기 위해 암자를 지었다는 창건신화가 있는 곳이다
복원 사업을 하고 있었다 화려하고 웅장한 것 만이 최고인가
현대인의 시선으로 재 건축 되는 모습은 옜 선인들이 담으려 했던 정갈스러움과 포근함의 느낌이 사라진 것 같다.

불래오름, 이스렁 오름, 망체 오름, 사제비 동산까지
계곡 세개를 넘었고 오름 사면을 오를 때는 등줄기에 땀이 흐르고 평지를 걸을때는 산 바람을 맞으면서
어느오름에서는 조릿대의 푹신함에 드러누워 보기도 하고
엉겅퀴가 바람을 견디기 위해 작은 키를 하고 그래도 재미있다고 재잘거리는 모습을 보며
서귀포 삼매봉에서 부터 차귀도 마라도 까지
산 줄기에는 모나지 않고 너무나 자연스레 정리되 있는 오름 군상들이 있으면 좋을 만한 곳에 제 자리를 잡고 있으니 자연의 신비함이란 이런 것인가?

험한 코스는 아니었지만 장거리에 조릿대를 헤치며 걸어야 하니 잠이 보약인 나에게는 세 시간 잠 자고 움직이는 게 아무리도 발걸음이 무겁다.

한라산의 한기를 달래기 위해
따뜻한 해물 우동 한 그릇으로 몸을 녹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게 감사하다.
이게 인생이다.

DATE : 2004-10-0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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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MMEND : 129

	팽이	[ 10월04일 ] 나도 이젠 따라댕길 수 있어 가겠네...바쁘면 먼저 돌아올 수도 있을테니..아쉬움이 많았습니다. 함께 가고 싶어서...

	정광중	[ 10월04일 ] 잘 앍었습니다!. 그리고 해물국수 맛있었습니다!!.

	오승목	[ 10월06일 ] 리플의 또다른 재미!!! 탐사후에 한그릇 뚝딱 해물국수 넘 맛있습니다.나중에 대탐사와 함께한 모든것을 詩집으로 내보시는 건 어떨럴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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